본문 바로가기

F1 가이드

세이프티 카(Safety Car; SC)


세이프티 카(SC)


트랙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험요소를 정리하거나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투입하는 차량을 말한다. 세이프티 카(Safety Car; SC)가 선언되면 트랙의 모든 구간에서 추월이 금지되며, 모든 레이스 카는 세이프티 카 뒤에서 순서대로 달려야 한다. 세이프티 카는 F1 레이스 카보다 느리기 때문에 레이스 카들은 자연스레 SC 뒤에 한줄로 길게 늘어서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 투입되나

세이프티 카는 트랙이 정상적인 레이스를 하기에 위험하다고 판단될 때 선언된다.

고장이나 사고로 차가 트랙에 멈춰 섰거나, 사고로 인한 차량의 파편(데브리)이 주행 경로에 많이 뿌려져 있거나,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즉각 SC가 투입된다. SC는 전체적인 레이스 대열의 속도를 떨어뜨리지만, 위험지역 주변에서는 특히 서행한다. 대열의 맨 앞에 가장 느린 차가 달리는 형태이므로, 자연스럽게 오래 지나지 않아 모든 차는 SC 뒤에 모이게 된다. 레이스 대열이 모두 SC 뒤에 모이면 이 대열이 지나가 다음 바퀴에 돌아올 때까지 진행요원(Track Marshal 또는 Official)들은 안전하게 위험지역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즉, SC의 의의는 레이스카를 서행하게 만들어서 사고를 방지하는 한편, 차를 한 곳에 모아 트랙을 안전하게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한다.


세이프티 카 상황

세이프티 카가 선두로 달리는 차 앞으로 트랙에 들어오면 선두부터 SC 뒤에 붙어 달리게 된다. SC가 발령된 직후에는 핏스탑으로 입는 시간 손실이 최소화 되므로, 많은 차들이 줄지어 피트로 뛰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최후미의 선수까지 이 대열을 이루게 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트랙 정리가 시작된다. 모든 구간에서 추월은 금지되며, 레이스 리더도 SC를 앞서 가서는 안된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 판단하면 레이스 컨트롤에서는 보통 주회가 늦은 백 마커(Backmarker; Lapped Car)들이 대열을 통과해 리드 랩으로 달릴 수 있도록 언랩(Unlap)을 허용한다.  언랩을 마치고 대열이 완전히 순위대로 정렬하고 나면 "세이프티 카가 이번 랩에 들어간다(Safetycar in This Lap)" 는 메시지가 나오고, 세이프티카가 들어가고 나면 롤링스타트로 레이스를 재개하게 된다.


세이프티 카(SC) 상황에서의 변수

세이프티 카가 투입되면, 레이스가 진행되면서 만들어진 격차는 모두 무효가 된다. 세이프티 카가 느리기 때문에 자연스레 모든 차들이 그 뒤로 늘어서기 때문이다. 때문에 타이어를 소모하며 달아났던 선수의 유리한 점은 모두 없어지고, 반대로 후반을 노리며 관리하던 선수들에게는 이 상황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평소에는 최고속도로 지나가는 핏 스트레이트 구간을 세이프티 카 뒤에서 서행하게 되므로, SC 상황에서 핏 스탑을 수행하면 일반적인 상황에 비해 시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래서 SC가 선언되면 그 직후에 많은 차들이 핏 스탑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타이밍을 놓치고 차들이 대열을 형성한 후에 핏 스탑을 하는 경우에는 순위가 최후위로 떨어지게 되므로 평소보다 더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레이스 전략 상 원래 계획했던 핏 스탑을 앞둔 적절한 시점에 SC가 나오면 여기서 얻은 이득으로 이후 레이스가 매우 유리해진다.

또한 SC 상황에서는 타이어가 빠르게 식게 돼 제성능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레이스에서 사용 되는 타이어는 고온에서 동작하도록 디자인 되므로, 드라이버들은 SC 상황에서 차를 좌우로 위빙하면서 타이어의 온도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이 때 온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리스타트에서 많은 순위를 잃는 경우도 생긴다.

세이프티 카가 철수하고 레이스를 재개하는 상황에서는 레이스 선두가 완전히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선두는 자신을 위협하는 2-3위 드라이버들을 떼어놓기 위해 리스타트 직전의 마지막 섹터에서 가감속을 반복하며 뒤 차들이 적절하게 가속할 수 없도록 타이밍을 빼앗는다. 리스타트에서는 SC 상황에서 타이어 온도 관리를 잘 해두었고, 가속 타이밍을 잘 가져가면 많은 순위를 벌어들일 수 있다.

SC는 이처럼 레이스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한다.



세이프티 카는 누가 몰까

세이프티 카가 '서행' 한다는 건 어디까지나 F1 차량 기준이다.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슈퍼카로 분류되는 차(현재는 메르세데스 AMG GT)를 전력에 가깝게 몰아야 한다. 지나치게 느리게 달릴 경우 뒤 따르는 레이스카의 냉각계통과 타이어 온도 저하 등 여러 문제를 겪게 되기 때문이다.

즉, 세이프티 카의 드라이버는 이런 슈퍼카를 충분히 빠르게 몰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세이프티 카를 모는 사람은 전현직 프로 드라이버 중에서 선발된다.


가상 세이프티 카(Virtual Safety Car)

트랙에 다소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세이프티 카가 나올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될 때는 가상 세이프티 카(VSC)[각주:1]가 발령된다. VSC는 2014년 쥴스 비앙키의 사망사고[각주:2] 이후에 보다 안전 규정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도입되었다.

VSC 역시 SC와 마찬가지로 모든 추월이 금지되며, 모든 드라이버들은 트랙의 각 구역을 정해진 시간보다 느리게 달려야 한다. 트랙에서 여러 개의 '구간 단속'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를 통해 모든 차량은 서행하게 된다. 때문에 VSC 상황에서도 핏 스탑 시 상당한 시간 이득을 얻을 수 있다. VSC가 먼저 나왔다가 상황 정리가 여의치 않으면 SC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VSC는 SC와 달리 모든 차가 서행할 뿐, 차량을 모아주지 않기 때문에 격차가 대체로 유지된다. 하지만 VSC가 시작되는 시점 또는 끝나는 시점에 어떤 곳에 위치해 있는지, VSC 상황에서 규정시간에 얼마만큼 가깝게 달렸는지 등에 따라 의외로 격차가 꽤 늘거나 줄어들기도 한다.


  1. 실제 세이프티 카가 트랙에 나오지 않고, 구간별 속도 제한을 통해 속도를 낮추는 방식 [본문으로]
  2. 2014년 일본 그랑프리에서 빗길에 미끄러지며 앞서 일어난 다른 사고의 수습을 위해 나와 있던 트랙터와 추돌해 큰 부상을 입고 끝내 사망한 사건 [본문으로]

'F1 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뮬러 원 챔피언십(Formula One Championship)  (0) 2020.06.02
핏 스탑(Pit Stop)  (1) 2018.04.29
락 업(Lock up)  (0) 2018.04.25
언더컷(Undercut)  (0) 2018.04.25
포뮬러 원(Formula One; F1)  (0) 2018.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