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 업(Lock up)

락 업(Lock up)

F1을 보다보면 위 영상과 같이 타이어에서 엄청난 연기가 나면서 브레이킹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는 브레이크가 타이어의 제동력을 넘는 힘으로 디스크를 잡아 잠기면서 정상적인 제동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브레이크나 바퀴가 '잠겼다(Locked-up)' 고 표현하거나, 브레이크 락업(Brake Lock-up) 또는 휠 락(Wheel Lock)으로 부르기도 한다. 브레이크는 왜  잠기며,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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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업은 왜 발생할까?

락업 또는 휠락을 이해하려면 브레이크의 원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그 힘은 유압 또는 전기적신호로 브레이크 패드가 디스크를 붙잡는 힘으로 전달된다. 이때 차의 운동에너지가 패드와 디스크 사이에 생기는 마찰열로 전환되면서 바퀴의 회전 수는 줄어들게 된다. 이 힘은 다시 타이어로 전달돼 노면과 마찰을 일으키고, 이것이 달리는 차의 속도를 줄인다. 캘리퍼가 디스크에 힘을 가하고, 이 힘을 타이어가 노면에 전달해야만 실질적인 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타이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힘을 브레이크에 가하면, 이 힘은 타이어를 통해 노면으로 전달되지 않게 된다. 외부로 제동력이 전달되지 않으면서 바퀴는 속도가 줄어드는 걸 넘어 곧 멈춰버리게 된다. 이것이 락업이다. 락업이 발생하면 노면으로 힘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그립을 잃는 것)이므로, 제동거리가 크게 늘어나는 한편, 조향도 불가능 해진다. 타이어에도 손상을 입힌다.^[각주:1]

락업을 방지하려면

고속으로 달리는 상황에서는 차가 계속 달리려는 관성이 진행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강한 브레이킹을 하더라도 양방향의 힘이 상쇄되고 남은 제동력을 타이어가 버티면 된다. 하지만 계속 같은 제동력을 유지하면서 감속을 진행하면, 관성이 줄어 타이어는 상대적으로 더 큰 힘을 받게 된다. 속도가 더 줄면 타이어는 더 큰 힘을 견뎌야 하고, 그 힘이 타이어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잠기게 된다. 즉, 속도가 줄어들 수록 브레이크에 가하는 힘 역시 줄여줘야 휠락을 방지할 수 있다. 속도가 줄어들 수록 브레이크 페달을 서서히 떼어줘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F1에서는 이 상황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벌어진다는 점이다.

드라이버는 코너 진입 속도와 현재 타이어 상태를 함께 고려해 어느 정도의 힘으로 제동할 것인지, 브레이킹 중에 어느 정도로 힘을 줄여줄 것인지를 즉각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특정 바퀴만 잠기는 일이 생기면, 브레이크 밸런스를 조정해 이를 해소할 수도 있다.

더 극단적인 방법은 브레이크를 좀 더 일찍, 그래서 약하게 밟는 것이다. 차는 많이 느려지겠지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바퀴가 잠겨 미끄러지면서 연기를 자욱하게 발생시킬 때 멈춘 바퀴의 아랫면 타이어가 크게 손상된다. 멈춘 상태로 밀려가기 때문에 타이어 아래쪽은 마치 깎은 것처럼 평평한 부분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플랫 스팟(Flat spot)'이라고 한다. 플랫 스팟은 타이어의 성능을 크게 저하시키고, 깎인 부분으로 인해 차체에 불필요한 진동을 일으킨다. 심각한 플랫 스팟은 즉각적인 타이어 교체 사유가 되기까지 한다.

언제 자주 발생할까

레이스 스타트는 레이스를 전체에서 가장 순위를 벌거나 잃기 쉬운 시점이다. 스타트부터 첫랩을 달리는 중에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드라이버들이 다소 무리한 시도를 한다. 특히 스타트 직후의 첫 코너에서는 보통 한명 이상의 드라이버들이 락업을 일으킨다.

늦은 브레이킹(Late Braking)은 뒤에 있는 드라이버가 최대한 브레이크 타이밍을 늦추고, 대신 브레이크를 매우 강하게 밟아 앞 드라이버 안쪽으로 침투하는 추월 스킬이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기 때문에 락업이 발생할 확률이 크다.

타이어 소모가 상당히 진행된 레이스 중후반에는 무리한 브레이킹을 하지 않아도 이미 타이어의 그립 레벨이 많이 낮아져 있어 발생하기도 한다. 심한 락업은 레이스 관리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기도 하기 때문에, 보통 리플레이로 강조해서 보여주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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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Anti-lock Brake System)

ABS는 이러한 락업을 일반 차량에서 방지해주는 전자장비이다. 즉, ABS를 탑재한 차량은 브레이크를 필요 이상으로 세게 밟더라도 ABS가 개입해 락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어 준다. ABS는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더라도, 아주 빠르게 브레이크를 풀었다 잡았다를 반복하면서 제동과 조향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을 때 페달로 강한 진동과 함께 '드드드득'하는 소리가 나면 ABS가 작동한 것이다.

F1에서는 1994년에 사용이 금지되었다.

[ABS의 원리와 효과]

1. 타이어가 편평하게 깎이면서 '플랫스팟(Flat Spot)'이 생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