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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아카이브/F1 2018

2018년 호주 그랑프리(1라운드)


페라리와 베텔이 개막전 우승


행운이 따른 세바스찬 베텔(페라리)이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개막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전날 압도적인 기록으로 폴포지션을 차지했던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이 레이스 초반을 무난히 리드하는 가운데, 2위 라이코넨(페라리)의 핏스탑에 대응해 해밀턴은 소프트타이어로 교체한 반면, 3위 베텔은 트랙에 남아 울트라소프트 스틴트를 길게 가져가는 전략을 택했다.

4위와 5위 자리에서 선전하던 하스의 핏스탑에서 드라마가 시작됐다. 먼저 피트에 들어온 마그누센의 왼쪽 뒤 타이어가 제대로 체결되지 않으면서 차를 세웠고, 이어지는 랩에 피트로 들어온 그로장 역시 왼쪽 앞 타이어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것이 확인돼 트랙에 멈추고 말았다. 차를 치우기 쉬운 곳에 세운 마그누센과 달리, 트랙에 차를 세운 그로장으로 인해 '버추얼 세이프티 카(VSC)'[각주:1]가 발동. 버티던 베텔은 즉시 핏스탑을 감행했다. 이때 VSC가 발동되는 타이밍이 미묘하게 베텔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며 핏스탑을 하고도 베텔이 선두에 서는 일이 일어났다.

베텔은 레이스 내내 해밀턴의 끈질긴 추격을 받았지만 1초 내외의 차이를 유지하며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리카도 역시 패스티스트랩을 기록하며 라이코넨을 압박했지만 추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알론소는 2016년 미국그랑프리 이후 가장 높은 순위인 5위로 피니시했다.



Top 10

1. ■ 세바스찬 베텔(페라리)

2. ■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 +5.0s

3. ■ 키미 라이코넨(페라리) +6.3s

4. ■ 다니엘 리카도(레드불) +7.1s

5. ■ 페르난도 알론소(맥라렌) +27.9s

6. ■ 막스 배르스타펜(레드불) +28.9s

7. ■ 니코 훌켄버그(르노) +32.7s

8. ■ 발테리 보타스(메르세데스) +34.3s

9. ■ 스토펠 밴도른(맥라렌) +34.9s

10.■ 카를로스 사인스(르노) +45.7s

Fastest Lap. 다니엘 리카도(레드불)



Driver of the Day

페르난도 알론소(맥라렌)



관전 포인트

(1) VSC는 어떻게 해밀턴의 우승을 앗아갔나

알버트 파크에서는 일반적으로 핏스탑 시 약 23초가 소요 되는데, VSC 상황에서는 핏스탑을 할 경우 보통 때보다 8초 정도의 이득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각주:2] 즉, 뒤따르는 차와 15초 이상의 차이가 있다면 VSC 상황에는 핏스탑 후에도 앞으로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로장으로 인해 버추얼세이프티카(VSC)가 발동된 직후 베텔은 해밀턴의 12초 앞에서 달리고 있었다. 이 격차는 베텔이 타이어를 교체하고 트랙으로 돌아오면 해밀턴보다 3초 이상 뒤에 나오게 된다는 걸 의미했는데, VSC 발동 이후 베텔이 핏레인에 들어오는 시점에는 18초 가까운 차이로 벌어져 있다. 이는 VSC의 발령 시점이 마침 트랙의 각 부분을 통과하는 속도를 감안했을 때 베텔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베텔은 VSC가 선언된 랩에 전력으로 달려 6초 정도를 더 번 후에 피트로 뛰어들었고, 결국 해밀턴 앞으로 나오는데 성공했다. 이 6초가 해밀턴의 우승을 앗아갔다.


(2) 해밀턴은 왜 베텔을 추월하지 못했나

토요일 퀄리파잉에서 메르세데스는 페라리보다 월등하게 빠른 것처럼 보였다. 일요일 레이스에서도 이러한 메르세데스의 우위가 계속 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VSC 타이밍의 행운으로 베텔에게 선두를 내준 해밀턴은 끝내 베텔을 추월하는데 실패했다. 베텔에게 선두를 내주고도 해밀턴이 베텔보다 빠른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추월을 할 수 있을만큼은 아니었고, 그것이 문제였다. 원인은 아래 두가지 중 하나이거나, 두 가지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첫째, 페라리 파워유닛의 가속력이 뛰어났다. 올 시즌 페라리의 가속력은 작년보다 훨씬 향상된 모습이다. 가속성능이 우수한 페라리를 스트레이트가 길지 않은 알버트 파크에서 추월하기에는 메르세데스의 힘이 아주 약간 모자랐다.

둘째, 메르세데스는 이전에도 다른 차 뒤에서 달릴 때 성능저하가 나타나는 문제가 있었다. 호주에서도 같은 팀의 발테리 보타스는 과열로 여러 랩을 연속으로 빠르게 달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 시즌 페라리가 메르세데스보다 앞 그리드에서 출발하거나, 레이스 스타트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할 경우, 메르세데스의 레이스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3) 맥라렌은 부활할 것인가

맥라렌과 알론소가 돌아왔다. 혼다 파워유닛의 낮은 신뢰성으로 지난 3년 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맥라렌은 파트너를 르노로 바꾼 첫 경기에서 더블 포인트 피니시(알론소 5위, 밴도른 9위)를 기록했다. 맥라렌과 알론소가 올해 어디까지 활약할 수 있을 것인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 있겠다.



Championship

드라이버 챔피언십 Top 10

1. ■ 세바스찬 베텔(페라리) 25

2. ■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 18

3. ■ 키미 라이코넨(페라리) 15

4. ■ 다니엘 리카도(레드불) 12

5.  페르난도 알론소(맥라렌) 10

6. ■ 막스 베르스타펜(레드불) 8

7. ■ 니코 훌켄버그(르노) 6

8. ■ 발테리 보타스(메르세데스) 4

9.  스토펠 밴도른(맥라렌) 2

10.■ 카를로스 사인스(르노) 1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1. ■ 페라리 40
2. ■ 메르세데스 22
3. ■ 레드불 20
4.  맥라렌 11
5. ■ 르노 7
6.  포스인디아 0
7.  자우버 0
8.  윌리엄스 0
9.  토로로쏘 0
10.  하스 0


  1. 트랙에 발생한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안전을 위해 모든 레이스카의 구간별 속도를 제한하는 조치. 고속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구간 속도 단속' 과 같은 개념이다. [본문으로]
  2. 전속력으로 메인스트레이트를 달리는 것과 비교해 핏레인에서 서행함으로 잃는 시간과 비교했을 때, VSC나 SC상황에서는 전력으로 스트레이트를 통과할 수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핏스탑으로 손해보는 시간이 적다. [본문으로]